끝과 시작

_간만에 푹 오래 잤다. 

어제 끝나고 와서 그새 일주일동안의 패턴에 적응되었던건지 7시쯤부터 꾸벅꾸벅대기 시작했다. 

그러다 팟-하고 눈 떠보니 10시 반이길래 바로 취침하곤 오늘은 7시도 안 되서 눈이 떠졌다. 

사실 내가 평상시 해온던걸 생각해보면 별로 달라진것도 없는데 단지 끝났다는 이유때문인건지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.


한 이주일 정도는 푹 퍼져 있을 생각이다. 그리고는 다시 시작해 볼 생각이다. 

물론 빡빡하게 할 예정은 아니고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영어나 일본어 준비도 같이 해가면서 이번 여름은 지난 몇 년과는 다르게 보내고 싶다. 

오히려 처음보다는 조급함이 덜 한데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다.

지금 마음은 끝까지 해 볼 생각이다.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은것도 이유이고 현실적으로 다른 길이 생각나지 않는 것도 이유이다.

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편안한 마음으로, 하지만 좀 더 끈질기게 매달려 볼 생각이다.


_한 달 반이라는 시간 정도가 지났다. 반년은 지난거 같은데 말이다.

그동안 꿈에 오빠가 세번 정도 나왔다. 한 번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일어나서까지 너무 생생해 기분이 나쁠 정도의 꿈. 

다른 두 번은 다르면서 같았다. 오빠가 준비를 다 마쳐 얼마 있지 않으면 다시 나온다고 하는 상황에서 팬들 앞에 먼저 선보이는 자리에 내가 가게 되었다. 

근데 한 번은 오빠 다리를 보면서 다른 한 번은 오빠 팔을 보면서 '아 우리 오빠 너무 말랐다 어떡해' 하는 장면에서 꿈이 깼다. 

부정적인 생각을 안 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었다. 무엇보다 오빠에게 좋은 기운만 갔으면 하고 또 잘 지낼거라고 믿는 수밖에 없으니깐. 

재촉하고 싶지 않고 기다린다는 말도 하고 싶지 않다. 기다린다고 의식하는 순간 언젠가는 지칠 날이 올테고 기다리고 있다고 의식하는 순간 부담이 될 수도 있을테니깐. 

오빠는 거기에 우린 여기에 있다는걸 서로 아는것만으로도 충분하다.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면 된다. 

내일이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가벼운 마음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. 

그 어떤 말과 마음보다 가장 필요한건 따뜻한 사람의 온기일테니 그것만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. 

언제 어디서든 건강하고 행복하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일테니깐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