just me

돌겠네

명랑:) 2008. 9. 4. 00:56

_개강 삼일만에 녹다운 직전이다. 다행히도 선생님들은 다 마음에 드는데 수업들은 하나같이 빡셀거 같아서 걱정이 태산이다. 졸업학기라고 별 다를거 있겠어 라는 생각에 꽉 채워넣은 전공과 학점은 점점 부담으로 다가온다. 생각해보니 안보론도 들을 필요 없었고 국가론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저 그렇고 흠. 이제 졸업신청서도 작성했다. 빼도박도 못하고 이제 난 이번 학기에 졸업하게 되는거다.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오늘 총장잔디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는 날 더욱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. 당연히 관심 가져야 하지만 왠지 천막들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는게 어색하면서 급우울해졌다. 정말 많은 회사들이 있고 할 일은 정말 많은데 더 자신감이 떨어지는 느낌? 어제 지원서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의 연장이었다. 이렇게 많은 빈 란 들을 채움으로써 나의 대학 생활을 압축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난 그 안에 채워넣을 것들이 하나도 없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. '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' 라는 노래가 귓가에서 메아리 치고 난 참 별거 아니구나 라는 자괴감. 그 와중에도 난 머릿속으로 재고 따지고 있더라. 내가 축적해 온 이십몇 년의 시간을 후회해본 적은 없지만 만들어진 틀 속에서 봤을 때 너무나 평이하고 아무것도 아닌 시간들이었나 하는 생각에 참...허무하다.

_고마워요. 잠시 잊을 수 있었어요.